한국 수의대 입학 한인 늘어난다
미국내 진학 어렵고 한국이 학비 상대적 저렴 매력
편입 15대 1 경쟁…졸업후 미국 면허시험 가능
한인 자녀들이 한국 수의대에 입학하거나 입학을 타진하는 경우가 최근 부쩍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수의대 입학은 제2의 인생을 꿈꾸는 30, 40대 이민자들은 물론, 미국 대학 졸업 후 취업 등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2세들에게도 관심을 끌고 있다.
LA에서 토목업에 종사했던 김성엽(51·세리토스)씨는 지난 2009년 충북대 수의대에 편입, 4년 본과 과정을 마친 뒤 내년 초 미국 라이선스 시험을 준비 중이다. 치과의사인 전모씨의 딸은 USC를 졸업한 뒤 최근 충북대 수의대에 편입했으며, 수의사인 최모씨의 딸은 UCLA를 졸업한 뒤 최근 한국 수의대 여러 곳에 원서를 내놓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내가 한국 수의대를 졸업한 것을 아는 후배 2명이 구체적으로 자녀를 한국으로 보낼 계획을 세웠고 다른 이들의 문의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 수의대 진학 증가 배경=미국 수의대는 전국에 30개밖에 없고 의대보다 입학이 더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또 미국 수의대는 학부 4년, 수의대 4년 합쳐 8년이 걸리는 반면, 한국은 일반 의대처럼 예과 2년, 본과 4년 합쳐 6년에 마칠 수 있다. 물론 미국 수의사로 진출하려면 ECFVG라는 시험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학비도 매력적이다. 미국에서 8년 수의대를 마치려면 적어도 30만 달러가 필요한데 한국은 이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김씨는 "한 학기 등록금 약 335 만원(약 3000달러), 기숙사비 (식사 포함) 약 110 만원(약 1000달러) 정도였다"고 말했다.
▶입학 과정=시민권자는 외국인 전형 또는 편입을 통해 입학할 수 있다. 영주권자는 일반 입학이나 편입을 고려할 수 있다.
수의대는 건국대와 서울대, 강원대, 충북대, 충남대, 경북대, 경상대, 전북대, 전남대, 제주대 국립 9개 대학에 있다.
편입학 과정이 쉽지는 않다. 입학 수준이 매우 높아져 편입의 경우 경쟁률이 약 15~20대 1 정도다.
각 학교마다 영어 성적을 요구하거나 자체 시험을 본다.
각 학교 편입 합격자들의 TOEIC 성적은 대부분 900 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공, 기초과목 등의 필기 시험을 보는 곳도 있다.
▶진로와 연봉=한국에서 수의대를 졸업한 뒤 한국 면허를 취득해 한국서 개업 및 취업을 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 활동하려면 먼저 ECFVG를 신청하고(TOEFL 성적 필요) BCSE 라는 필기 시험을 봐야 한다.
이것을 통과하면 ECFVG 마지막 과정인 CPE 라는 실기 시험을 통과한 뒤 NAVLE라는 미국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인컴 수준은 높다. 2년 전 충북대 졸업생이 캘리포니아 면허를 취득해 취직했는데 병원에서 영주권을 수속해 주는 조건으로 초봉 8만2000달러를 받았다.
프랜차이즈 병원에 취직하면 10만~12만 달러 정도의 연봉으로 알려져 있다. 개업 수의사는 능력에 따라 연 20만 달러 이상을 받는다.
김성엽씨는 "동물을 무척 좋아해 관심을 가졌다. 원래 공대를 졸업했다. 미국내에서 수의대를 가려면 학부부터 다시 해야 하고 학비 부담도 있어서 한국 수의대로 진학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