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는 니코틴이 들어간 액체를 증기로 변화시킨다. 아직 적은 비율을 차지하지만 기존 담배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전자담배 산업이 2014년을 맞아 대규모 TV 광고를 계획하고 있다.
정치인과 흡연 반대 단체들의 요청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미 식품의약국(FDA)이 이르면 오는 1월 배터리로 작동하는 전자담배의 TV 광고를 일반 담배처럼 규제하는 방안을 제안할 전망이다. 일반 담배의 TV 광고는 1971년 이후 금지됐다.
이에 전자담배 업체들은 물러서기보다는 전국적으로 브랜드를 확립하기 위해 최대한 빠르게 많은 소비자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새로운 TV 광고를 쏟아내고 있다.
전자담배는 니코틴이 들어간 액체를 증기로 바꾼다. 아직 적은 비율을 차지하지만 기존 담배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로릴라드는 이번달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 ‘블루’의 새 TV 광고를 두 편 내놨으며, 이듬해에는 2013년보다 더 많은 돈을 마케팅에 투자할 계획이다. 2013년에는 마케팅에 3,000만 달러를 지출했다.
2위 업체인 엔조이는 같은 이름을 가진 전자담배의 TV 광고를 26일(목) 방송하기 시작했으며 2014년 미국 마케팅을 위해 예산으로 3,000만 달러 이상을 책정했다. 올해 액수보다 3배 많은 금액이다. 두 회사 모두 TV 광고가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핀, 미스틱, 21세기 스모크의 제조업체를 비롯한 소규모 업체들도 최근 처음으로 TV 광고를 시작했다. 인터넷, 라디오, 잡지, 광고판에서 전자담배를 홍보하는 200개 이상의 경쟁 브랜드들와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부다.
칸타르 미디어에 따르면 전자담배 업체들은 이미 2013년 1~9월 간 TV 광고에 1,5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0만 달러 늘어난 액수다.
전자담배 광고는 ESPN, 코미디 채널, 스파이크 TV를 비롯한 케이블 방송과 방송네트워크의 지역 계열사에서 방송됐다. 엔조이는 올해 슈퍼볼 경기 중 1,000만 시청자들에게 광고를 선보였다.
다음해 수치는 전자담배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미국 최대 담배 회사 두 곳 때문에 더 늘어날 수 있다. 말보로를 판매하는 알트리아 그룹은 최근 인디애나주와 애리조나주에서 전자담배 마크텐을 출시했으며 이듬해 TV 광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카멜을 제조하는 레이놀즈 아메리칸은 최근 콜로라도주에서 전자담배 뷰즈 TV 광고를 방송했다. 내년엔 이 브랜드를 전국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연소를 통해 유해물질 수천 가지를 방출하는 기존 담배보다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전자담배 광고가 담배를 다시 미화하고 새로운 흡연 세대를 만들 수 있다고 비판한다. 규제당국은 이미 기존 담배 광고를 잡지, 광고용 우편물, 매장 디스플레이 등으로 제한한다.
지난 9월 40개 주 변호사들은 TV로 “어린이들이 전자담배 광고를 접하기가 더 쉽다”고 주장하며 FDA에 전자담배 마케팅 제한을 촉구했다.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의 민주당 의원들도 11월 FDA에 서한을 보내 전자담배 광고가 유명인을 내세우는 등 50년 전 기존담배 광고를 모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엄격한 전자담배 규제를 촉구하는 흡연 반대 단체 ‘금연하는 아이들을 위한 캠페인’의 매튜 마이어스 회장은 “언제까지 역사를 모르는 척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FDA는 공개 전에는 제안서의 구체사항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전자담배 업체들은 청소년이 아닌 성인 흡연자를 타겟으로 한다며 필요한 경우 광고 금지에 대해 법정에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블루 TV 광고에는 배우 스티븐 도프와 제니 맥카시가 출연하지만 회사측은 시청률의 최소 85%가 성인인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광고가 방송된다고 덧붙였다.
제이슨 힐리 블루 창립자는 “반사적 반응으로 전자담배 TV 광고를 금지한다면 놀랍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금지 조치가 내려지기 전까지 책임감 있게 TV 광고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조이는 “담배, 너의 적수를 만났다”라는 문구를 사용하는 TV광고에 유명인을 기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가수 코트니 러브가 나오는 광고를 인터넷에 게재했으며 가수 브루노 마스는 엔조이에 대해 트윗을 포스팅했다. 뉴욕 패션 위크에서 전자담배를 나눠주기도 했다.
크레이그 와이스 엔조이 CEO는 “우리는 담배를 피우는 것이 도덕적이지 않고 매력적이지 않다고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미국 전자담배 업체들은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되거나 기존 담배보다 해롭지 않다고 홍보할 수 없게 돼 있다.
이는 2010년 ‘치료 효과’를 주장하지 않는 한 전자담배를 계속 판매할 수 있다고 법원이 판결한 것에서 비롯됐다.
마케팅 캠페인은 이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려 한다. 엔조이가 새로 내놓은 TV 광고에서는 젊은 남자가 자기 친구에게 연기를 그만두고 증기를 마시라고 설득한다. 광고 속 목소리는 ‘끊다’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대신 엔조이가 “바꿀 만한” 가치가 있는 유일한 전자담배라고 말하며 “친구는 친구가 담배를 피우게 두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맥카시는 블루 TV 광고에서 고급 바에 앉아 블루가 담뱃재, 악취, “죄책감”이 없는 “똑똑한 대안”이라고 홍보한다.
도프가 촬영한 최신 미국 광고는 그가 택시와 레스토랑, 마추픽추 정상에서 블루를 피우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시청자들에게 “이 나라는 자유 의지에 따라 세워졌다”고 말한다.
밸런타인 브랜드의 미스틱이 지난달 내놓은 TV 광고는 시청자들에게 하루에 담배 한 갑을 피우는 흡연자는 더 저렴한 액체 카트리지로 바꾸는 것으로 연 1,800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CB 디스트리뷰터의 21세기 스모크와 핀 브랜딩 그룹의 최근 광고는 그들의 전자담배가 각각 “인생을 바꾼다”고 말하며 “독립을 향한 길”이라고 설명한다. 뷰즈는 자사 제품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완벽한 한 모금”을 보장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올해 편의점에서 액수로 3위를 차지한 브랜드 로직의 제조사는 TV 광고를 하지 않고 매장 디스플레이, 라디오 광고, 택시 광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구엘 마틴 로직 회장은 “TV 광고가 원치 않는 적대감을 만들어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