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달러 이상 해외계좌 미신고 거액 벌금 

플로리다 남성 69만불 벌금 선고…최근 4년간 7명 적발돼 

이달말까지 신고 마감

해외금융계좌신고(FABR) 마감일이 이달말로 다가온 가운데, 계좌보고를 누락했던 납세자에게 거액의 벌금이 부과돼 주목된다. 

지난달 28일 플로리다 남부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3년간 스위스 은행 예금을 보고하지 않은 80대 남성 칼 즈워너에게 예금액의 1.5배를 벌금으로 납부토록 평결했다. 이는 연간 예금액의 50%씩 3년치를 벌금으로 책정한 것이며, 벌금 비율로는 해외계좌신고 관련 사상 최대 수준이다. 변호인측은 “3년간의 예금액에 대한 50%씩을 계산해 벌금형이 내려진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즈워너는 앞으로 2004년 예금액 148만 달러의 절반인 72만3762달러, 2005년 149만 달러의 50%인 74만5209달러, 2006년 예금액 155만 달러의 반인 77만2838달러를 모두 합한 총 224만 달러를 벌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따라서 예금액 155만 달러를 내고도 69만여 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 이 납세자는 “벌금이 너무 많다”며 재심을 요청했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즈워너는 2012년 해외금융계좌 자진신고프로그램을 통해 세금보고를 수정하는 도중 연방국세청(IRS)의 감사를 받았다. 이후 IRS와 연방재무부는 “이 납세자가 보고의무를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보고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6월 연방법원에 소장을 접수시켰다.

즈워너의 벌금폭탄 사례가 보도된 후 한국 등 해외에 1만 달러 이상의 금융계좌를 가지고 있는 한인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둘루스의 김진배 회계사는 “여전히 해외 금융자산 신고에 대해 모르는 한인들이 있으며, 최근에도 문의가 끊이질 않는다”고 말했다. 김 회계사는 “그동안 신고를 해온 한인들은 관계가 없으나, 한번도 신고하지 않은 분들은 문제가 심각해질수 있다. 규정에 맞춰 신고를 하더라도 페널티가 무겁기 때문”이라며 “또 만약 신고를 하지않았다가 감사에 적발될 경우 예금액의 몇배에 달하는 벌금을 물어야 할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IRS는 해외은닉 금융계좌에 대해 무거운 처벌을 내리는 추세”라며 “아직 미신고한 한인들의 경우 빨리 조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KP 회계펌의 대표인 김훈 공인회계사는 “이번 평결은 향후 해외금융계좌 은닉에 대한 처벌을 더욱 엄중하게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며 “한인들 중에도 해외에 금융자산을 두고 있는 상당한 재산가들이 많지만 아직 눈치만 보고 적극적인 보고는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9년 이래 FBAR 미신고로 유죄판결을 받은 납세자는 70명을 넘어섰다. IRS의 해외계좌 자진신고 프로그램을 이용한 납세자는 2009년래 4만3000여명이며, 이들이 낸 벌금과 세금은 60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인들의 탈세를 도운 크레딧 스위스 은행은 미국 정부에 벌금 26억 달러를 납부하기로 했다. 

FBAR는 1974년에 제정된 사생활법(Privacy Act of 1974)에 의거한 조치다. 이 법에 따르면 납세자는 1만 달러 이상의 해외금융계좌에 대해서 IRS가 아닌 재무부에 서류양식(TD F 90-22.1)을 이용해서 매년 6월 30일까지 보고해야 한다. 보고 대상자는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또 183일 이상 거주한 세법상의 ‘거주인’이다. 또 개인뿐 아니라 주식회사와 같은 법인, 동업회사 등도 해외에 금융 계좌가 있다면 보고해야 한다. 

반면 보고 자산은 예금·이자·배당금 등의 금융자산으로 부동산 자체는 보고 대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