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주의 한인 여성 사업가가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을 돕는 비영리 재단에 '통 큰' 기부를 해 화제다.
주인공은 엄수나(67·사진) 한미여성회 미주연합회장. 엄 회장은 지난해 12월 23일과 26일 이틀에 걸쳐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상가건물과 토지 등의 명의를 가정폭력 피해 여성을 돕는 비영리 기관인 개나리집(The Forsythia Foundation, Inc)으로 이전했다.
엄 회장이 기부한 재산은 애틀랜타 다운타운의 상가건물과 극장, 오피스 빌딩, 그리고 I-85번 고속도로 140번 출구 인근의 잭슨카운티 소재 토지 103에이커 등 총 500만달러 규모다.
엄 회장은 "가정 폭력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생애 목표로 삼고 살아왔다"며 "이제서야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엄 회장은 "어릴 적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는 어머니를 보면서 내 어머니와 같은 여성들을 돕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며 "지금도 가정폭력 피해자들만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 이들이 아무 걱정없이 자신감을 얻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기부 배경을 전했다.
개나리집은 엄 회장이 지난 2004년 설립한 단체로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을 위한 무료 상담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엄 회장은 지난 2007년부터는 자신이 소유한 주택을 이용해 피해 여성 쉼터도 운영하고 있다. 엄 회장은 그동안 정부의 지원 없이 자비로 이 단체를 운영해왔다.
엄 회장은 개나리집에 대해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봄이 되면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개나리처럼 개나리집도 고통을 감내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응원하고 지원하는 공동체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서울 출생인 엄 회장은 지난 1965년 하와이로 이주해 식당 등을 운영했다. 이후 1975년 애틀랜타로 다시 이주해 호텔사업과 부동산 투자 등으로 성공한 여성사업가 됐다. 엄 회장은 전 애틀랜타한인여성실업인협회장, 조지아한인상공회의소 회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