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뚤어진 치아를 스스로 교정하는 '셀프 치아교정'이 확산하고 있다.
셀프 치아교정은 쉽게 말해서 치과를 찾아 치아교정 의사 등 전문가의 진단 과정을 생략한 채 사실상 환자 스스로 치아교정기를 만들어 교정 치료에 나서는 것을 말한다.
스스로 퍼티(모형을 뜨는 일종의 접합제)를 구입해 비뚤어진 치아의 모형을 떠서 치과 교정의사에게 보낸 뒤 받은 교정기로 치료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탄성이 강한 머리끈으로 비뚤어진 치아를 서로 엮어 교정하는 방법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우편을 통한 셀프 치아교정이 점차 확산하고 있어 의료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셀프 치아교정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엄청나게 비싼 의료보험 때문이다. 게다가 의료보험은 치과보험을 포함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고액의 의료보험을 든 사람조차 추가 비용 때문에 치과보험 가입을 꺼리고 있다.
전문의를 찾아 교정할 때의 비용은 환자의 특성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략 3천∼7천 달러가 필요하다. 이 비용은 대부분 교정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이어서 정기적인 점검을 할 때마다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이런 탓에 셀프 치아교정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셀프 치아교정을 하려는 사람들은 일반 편의점에서 퍼티를 구입한 뒤 유튜브 등에 올라온 비디오 매뉴얼에 따라 치아본을 뜬다. 이후 셀프 치아교정을 도와주는 치과의사에게 소포로 교정본을 보내면 의사들은 그에 맞춰 교정기를 제작해 보내준다.
비용은 대략 600달러 내외여서 통상적인 교정 비용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셀프 치아교정을 도와주는 전문업체까지 성업 중이다. 이들 회사는 교정 전문의를 확보한 뒤 환자가 직접 보내온 교정본에 맞춰 교정기를 제작해 소포로 보내준다.
문제는 환자 치아의 특성에 대한 전문 상담 과정이 전혀 없어 치아교정에 실패하는 것은 물론 후유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보다 더 싼 방법은 탄성이 강한 머리끈을 이용해 치아를 서로 묶어 셀프 치아교정을 하는 것인데, 유튜브에는 머리끈을 이용한 교정 관련 영상이 적지 않게 올라 있다.
셀프 치아교정이 점차 퍼지고 있는데도 관련 규제나 대책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 미국 내 보건 문제를 전담하는 식품의약국(FDA)마저도 셀프 치아교정 관련 규제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자 미국 치아교정의사협회는 지난달 "전문가의 진단과 상담 없이 행하는 셀프 치아교정은 심각한 후유증을 낳는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셀프 치아교정 전문업체들은 소속 전문가들이 환자가 보내온 교정본을 면밀히 점검한 뒤 교정기를 만들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