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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속 메시지 각인시키려면
꼼꼼한 묘사 속에 '사실' 담아야



이제 곧 11월 1일을 시작으로 UC 원서 제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래서 1년 중 지금 같은 시즌은 개인적으로 많은 학생의 이야기를 에세이를 통해 접할 수 있는 매우 특별한 기회의 시간이기도 하다. 모두 나름의 중요한 의미를 가진 그들의 이야기들이긴 하지만 그 중에는 한번 읽고도 그 이야기가 주는 무게와 영감에 하루 종일 되새김하게 한 것도 있고, 5분도 안 돼 기억조차 나지 않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 면에서 지금까지도 에세이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면 부모와 함께 테드토크(TedTalk)를 찾아서 봤으면 한다. 15분의 짧은 이야기로 세상을 바꾸는 좋은 샘플을 많이 본다면 분명 좋은 영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영어와 한글 자막을 제공하니, 함께 보고 서로 생각을 나누면 좋은 훈련이 될 것이다.


말하지 말고 보여라 (Show. Don't tell)

스토리텔링의 중요한 기술 중 하나는 이야기의 공간(무대)을 부피있게 묘사하고 보여주는 것이다. 메시지와 정보만 가득한 에세이는 그 메시지가 읽는 이에게 전달만 되었을 뿐 접수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Tell: "나는 사물을 비교 평가하는 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Show: "내가 가진 가장 어린 시절의 기억은 일란성 쌍둥이 형의 쿠키와 내가 가진 쿠키의 크기를 비교하며 다투던 모습일 것이다. 난 아주 어린 시절부터 모든 사물이 똑같아 보여도 분명 다르다는 짓궂은 강박증이 있었다. 형은 나와 달리 사려 깊고 의젓했다. 그런 형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고 늘 나의 비교 대상이자 나의 논리를 친절히 평가해줄 소중한 대상이었다. 그렇게 난 사물을 늘 비교하고 평가하는 사소한 일에 열을 내는 소년으로 성장했고 이런 나의 편집적 성향은 수학적 지식과 과학적 사고와 더불어 사물을 비교하고 평가해야 했던 고등학교 AP과학 실험 시간에 가장 빛을 발했는데 처음으로 내 편집적 성향을 긍정적으로 격려해줬던 스미스 선생님이…(중략)"

이처럼 1차적 사실을 스토리에 공간을 만들어 주면 분명 부피감을 느낄 수 있다.

디테일의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다

이야기는 짧고 내용이 함축되어 있기 때문에 대개 듣는 이의 상상력을 깨우고 감정의 이입을 유도해야 한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의 가장 기본적인 테크닉 중 하나는 이야기의 어느 부분을 꼼꼼하게 묘사하고 어느 부분을 절제해 관객의 상상에 맡길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가령 이야기의 한 장면 속으로 관객을 초대하기 위해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으로 상황적 공감과 감정적 이입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렇게 관객의 이입을 이끌었다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시간을 통해 펼쳐질 상황과 과정을 관객의 상상을 유도해 더 호소력 있는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디테일한 묘사와 절제를 적재적소에 사용한다면 아무리 짧은 길이의 이야기일지라도 3시간짜리 영화 한 편을 감상한 것 같은 부피감을 줄 수도 있다.

진솔함 (Truthfulness)을 잃은 스토리는 생명력이 없다

스토리텔링에 가장 중요한 대목은 이 이야기가 사실이어야만 하고 사실로 받아들여져야만 한다는 점이다. 반대로 허황된 사건 묘사, 과도한 사건 전개, 또는 감정 묘사는 이야기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고 크게는 이야기의 진실성에 의문을 갖게 할 수도 있다. 경험을 과장하거나 허구의 감정으로 사건을 상상해서 쓰는 경우 사실성과 현실성이 떨어져 읽는 이의 마음을 닫게 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진솔함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사적인 이야기를 더해 이야기의 몰입을 극대화시키면 된다.

탐구하라

어떤 사건이나 경험을 소재로 삼아 인생의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이야기로 전달하고자 할 때 가장 핵심적인 건 그 경험이 충분히 탐구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사소한 사건도 충분한 탐구와 고민이 동반됐다면 성숙하고 통찰력 있는 결론을 기대할 수 있고, 아무리 비범한 사건을 경험했다 해도 충분한 탐구와 고민의 시간이 없었다면 평이한 결론 이상을 기대하긴 어렵다. 누군가에게 나의 지적 탐구와 사고로 새로운 시각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사람을 대학은 탐낸다.

가치관 (Values)

우리 모두가 어떤 사건을 동시에 경험했어도 개인이 가진 가치관에 따라 서로 다른 생각과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따라서 내 생각을 이야기할 때는 의도하든 의도치 않든 말하는 이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게 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누군가의 가치관을 안다는 뜻은 그 사람의 삶의 유형을 가늠하고 무엇보다 그 사람을 알아가는 중요한 길라잡이가 될 수 있다. 가급적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공유해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자신의 가치관이 어떻게 비치는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긍정적 에너지를 유지하라

결론적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그 어떤 힘들었던 이야기를 할 때도 건설적 사고, 긍정적 언어, 건강한 가치관을 유지하면 좋겠다. 어떤 누구도 불안정한 사고와 공격적 언어, 반사회적인 가치관을 가진 지원자를 원하는 곳은 없기 때문이다. 훌륭한 이야기는 셀 수 없을 만큼 사람들에게 말했을 것이고 사람들의 감정선을 그리기 위해 이야기의 흐름을 수없이 수정했을 것이다. 일종의 검증된 이야기, 누구나 좋아할 만한 이야기는 그렇게 완성되는 것이다. 당신의 이야기도 더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고 반응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을 조율해간다면 분명 인생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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