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지역 한인업체들이 업종 불문하고 젊은직원 구인난을 겪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 특정내용과 관련 없음>
모집공고 내면 지원자 대부분이 중장년층 겨우 뽑아도 얼마 안돼“적성 안맞아”이직
사무직·단순노동직 할 것 없이 채용 애로
업주들마다 20~30대 구인난 호소
LA 지역 한인 비즈니스들이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20~30대 ‘젊은 직원’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오렌지카운티의 한 한인운영 회사에서 OPT(졸업 후 현장실습 프로그램) 신분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모(26)씨는 얼마 전 다니던 물류회사를 그만 뒀다.
당시 사무직 일을 할 줄 알고 취직했지만 막상 일을 시작해보니 대형창고에서 박스를 접고 배달할 물건들을 패킹하는 일을 주로 하게 된 것. 결국 이씨는 일이 힘들어 입사한지 두달만에 사표를 제출하고 현 직장으로 옮기게 됐다.
이씨는 “처음 시작하는 일인 만큼 그 어떤 포지션이던 열심히 배우겠다는 자세로 일을 시작했지만 ‘이런 일을 하려고 대학을 나왔나’하는 자괴감 때문에 그만뒀다”며 “똑같은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경력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새로운 직장으로 옮겼다. 현재 대학 전공과 관련있는 회계관련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가 지난 2월 역대 최저 실업률을 기록하면서 경기가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품고 있지만 정작 한인업소들은 젊은 직원을 고용하는데 상당한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켓, 식당, 물류회사, 세탁소, 의류업체 등 업종을 막론하고 한인업체들은 숙련공을 구하는 것도 어렵지만 오래 일할 젊은 직원을 채용하는 것 역시 ‘하늘의 별따기’라고 입을 모은다.
LA에서 의류업체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지난해 인터넷과 생활정보지 등에 구인광고를 냈지만 입사지원서를 낸 구직자 중 20~30대는 거의 없었다”며 “요즘 젊은 사람들은 기름 만지고 먼지 날리는 곳에서 일하기 싫어한다. 요즘처럼 한번 들어오면 오래 근무할 젊은 직원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젊은 인력 구인난은 한인마켓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오픈을 앞두고 직원 채용 공고를 내면 지원자의 대다수가 50대 이상 중장년층이기 때문이다.
기존 마켓의 경우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젊은 직원이 있다고 해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젊은층의 대부분은 대부분 깨끗한 환경의 오피스 근무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갤러리아 마켓 올림픽점 스캇 정 매니저는 “돈이 우선시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젊은 직원을 찾는 것은 정말 힘들다”며 “어떤 일을 하든 근로자들이 흘리는 땀방울은 똑같이 소중한데 더 편하고 그럴듯하게 보이는 직업만 선호하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사무직이라고 젊은 사람을 찾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은행, CPA 사무실, 법률회사, 무역회사 등도 젊은층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 직장의 경우 대체로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영어와 한국어에 능통한 직원을 원하는데 젊고 이중언어를 완벽히 구사하는 지원자는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한 한인 CPA는 “한인과 비한인 고객 모두를 상대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한국어와 영어가 능통한 직원이 필요한데 직원 채용과정에서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하는 지원자를 찾기가 어렵다”며 “그렇다고 젊고 유능한 직원을 뽑기위해 높은 봉급과 최고수준의 베니핏 패키지 모두를 제공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