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9월 18일 매사추세츠주 공과대학(MIT)의 캠퍼스에 매달 세번째 일요일에 열리는 벼룩시장에 쏟아져 나와있는 각종 진기한 전자 기기와 금속제 부품들. MIT 연구팀은 버클리대가 개발한 특수 금속유기물(MOF) 촉매제와 태양열을 이용해 습도 20~30도의 건조한 공기로도 물을 만들어내는 새 장치를 개발했다고 최근 '사이언스'지를 통해 발표했다.
공기중 습도가 20~30%만 있으면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해서 12시간 당 2.8ℓ 의 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되어 시제품이 작동에 들어갔다고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한 보고서가 밝혔다.
집수기(water harvester)란 이름으로 알려진 이 장치에는 1kg 정도의 유기금속제 (MOF) 가 사용된다.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이 개발한 이 MOF를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팀이 사용해서 시제품을 만들었다.
"이번 연구는 습도가 낮은 곳에서도 공기중의 수분을 모아 물을 만들려는 오랜 도전에 한 획을 그은 중요한 성과"라고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의 필자 2명 중 한명인 오므라 야기 버클리대 화학과 교수가 말했다.
지금으로서는 잉여 에너지를 사용하는 이 방법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야기 교수팀은 20년전에 이 금속유기체 재료를 발명했으며 이는 마그네슘이나 알루미늄을 유기체 미립자로 만들어 가스나 용액을 저장하는 데 적합한 삼투압성의 단단한 구조물을 만든 것이다.
그 이후로 전 세계 과학자들은 2만여종 이상의 MOF를 만들면서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 중에는 산소나 메탄 가스 포집용, 또는 송유관 가스로부터 탄산가스를 잡아 내는 역할을 하는 것들도 있었으며 제조 공정에서 여러 화학물질이나 석유화학제품을 서로 분리하는 촉매제로 사용되어왔다.
그러나 야기교수와 버클리대학 팀이 2014년에 합성해낸 이번 MOF는 금속 지르코늄과 아디프 산을 이용해서 수증기를 잡아낼 수 있는 촉매제로 야기가 MIT 기계공학교수인 이블린 왕에게 제안해서 집수기를 공동개발하게 된 것이다.
야기 교수는 이번 실험으로 물의 개인적 생산과 소비가 가능해졌다며 이제는 태양열과 약간의 촉매제만으로 가정에서 쓰는 용수의 문제가 해결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태양광 만으로도 MOF가 가열되어 물 미립자가 용기 내부에 부착하게 되며 이 수증기가 물로 변해 집수기 탱크 안으로 고이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비교적 건조한 기후에서도 공기중 물 포집이 가능한 이 기계가 공급될 경우 많은 물부족 지역이 혜택을 입게 되며 이를 위해 두 대학은 더 나은 촉매제 금속유기물의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