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자살 실태와 대책
인종별 100건당 비율 최고
10~60대까지 극단적 선택
2015년에는 193명 최고
매주 3~4명꼴 목숨 끊어
미주 한인은 사망 100건당 자살이 차지하는 비중이 3.7%(2015년 기준)로 인종 중 가장
높다. 한인 자살자의 90%는 한국에서 태어난 이민자로 나타났다. 본지는 LA카운티정신건강국(LACDMH) 관계자 협조를 얻어 '미주한인 연도별 자살자'를 한인언론 사상 최초로 추적했다.
한인 자살 연평균 175명
미주 한인은 최근 5년 동안 875명이 자살했다. 특히 한인 자살자는 2013년 다소 줄었다가 2년 연속 늘었다. 본지는 LA카운티정신건강국 관계자를 통해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전미 자살자 통계를 입수했다. 자료에 따르면 한인(Korean)은 매년 150~19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카운티정신건강국은 연간 한인 자살자가 곧 200명도 넘어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주 한인은 2011년 150명이 자살한 뒤 다음 해 188명으로 25% 급증했다. 2013년 자살자는 155명으로 21% 줄었다. 2014년 한인 자살자는 189명으로 전년보다 22%(34명)나 늘었다. 2015년 한인 자살자는 19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일주일 3~4명 자살
2015년 한인 자살자는 총 193명으로 일주일 평균 3.7명이 자살했다. 정신상담전문가는 한인 자살자 대부분이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채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LA카운티정신건강국은 한인 자살이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높게 나타난 점에 주목했다. 한인 누구나 자살을 시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통계가 보여줬다.
2015년 한인 자살자는 15~64세 사이에 고르게 분포했다. 연령별 자살자는 25~34세 39명(20%), 35~44세 34명(18%), 45~54세 32명(16.5%), 15~24세 31명(16%), 65~74세 15명(8%), 75~84세 10명(5%), 85세 이상 3명(1.5%) 순이었다.
이민자가 90%
한인 자살자 공통점 중 가장 특기할 점은 90%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이다. 한인 이민 1세대와 1.5세대가 자살에 취약하다는 방증이다. 카운티정신건강국은 한인 이민자 자살 비중이 높은 원인을 '문화'에서 찾고 있다. 정신건강전문의 대부분도 이민사회 폐쇄성과 가치공유 부재가 한인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인가정상담소 폴 윤 카운슬러는 "한인 이민자는 자살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한다. 우울증과 각종 트라우마를 겪어도 혼자 삭이고 끌고 간다. 누구 하나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쌓이다가 자살 충동을 겪는다"고 말했다.
한편 2015년 한인 여성 자살자는 전체 193명 중 73명으로 38%를 차지했다. LA카운티정신건강국 김재원 정신건강 트레이닝 코디네이터는 "한인 자살자 중 여성 비중은 1 대 2.6(남)으로 타인종 1 대 3.5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인종별 사망 100건 당 자살 비율도 한인은 3.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한인 사망 100건당 자살 비율은 3.7~4.4%로 미국 내 모든 인종과 비교할 때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2010년 CDC 통계 때도 인종별 사망 100건당 자살자 비율은 한인 4.4%, 원주민 3.2%, 인도계 2.5%, 베트남계 2.0%, 백인은 1.7% 흑인 0.8%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