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그로서리 비용으로 얼마나 사용하느냐는 조사에 여성은 323달러, 남성은 290달러로 나타났다. 외식을 얼마나 하는지 여부를 떠나 조사한 것으로 소득계층과 지역에 따른 차이도 눈길을 끌었다
여성은 월 평균 323달러, 남성은 290달러
18-24세 밀레니엄 세대 월 평균 237달러
식도락 즐기는 미 남부는 월 308달러
일주일에 한번 그로서리를 구입하는 김 모 씨는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다른 사람들은 그로서리를 사는데 한 달에 얼마나 지출할까? 그걸 알게 된다면 본인이 쓸데없는 것을 사는지, 적절하게 소비하는지, 아니면 아주 짜게 소비생활을 하는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김 씨의 궁금증을 대신 풀어볼 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됐다.
당장 검색 가능한 자료는 연방 농무부(USDA)가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것으로 가장 최신의 데이터는 미국인이 월 소득의 12.4~33.0%를 그로서리 비용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지역별, 연령대별, 가족 규모별, 소득 수준별로 격차가 큰 데 개인재정전문 웹사이트 고뱅킹레이츠(GOBankingRates)는 좀 더 정확한 수치를 얻기 위해 최근 전국 1,009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그로서리를 사는데 한 달에 얼마나 소비하는가?”라고 물었다.
■남성 대 여성
전체 응답자 중 51%를 차지한 여성 소비자의 한 달 그로서리 지출액 평균은 323달러였고, 남성은 이보다 적은 290달러로 집계됐다. 1인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장보기를 적게 하는 남성이 여성보다 외식을 더 많이 하는지는 이번 조사에서 밝혀진 바가 없지만 그로서리 지출만 놓고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11% 쓰는 돈이 많았다.
또 여성은 마켓에 한번 갈 때마다 남성에 비해 2.73달러씩 더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략 74%의 여성이 가정 내 주된 요리사라고 본인을 소개했고 남성이 주로 요리하는 집보다 그로서리 비용이 더 많게 나왔다.
또 다른 차이점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계획적으로 장보기를 한다는 것이었다. 여성의 69%는 구입할 품목을 미리 메모해서 가지고 나간다고 답했고, 남성의 경우는 이런 비중이 52%에 불과했다. 이쯤 되면 놀랄 것도 없는 사실인데 여성의 57%가 쿠폰을 습관적으로 사용한다고 밝힌 반면, 남성은 쿠폰 사용 비중이 41%로 낮았다.
이밖에 가족 구성원 1인이 한 달에 사용하는 평균 생활비 1,261달러 가운데 모기지 또는 렌트 비용은 682달러로 가장 많았고, 그러서리가 2위였으며 자동차 페이먼트 166달러, 각종 가정용품 61달러, 의류 50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밀레니얼 세대
젊은층은 역시 그로서리 지출이 적었다. 18~24세의 젊은 밀레니얼 세대는 월 평균 237달러를 썼는데 이는 가장 많이 장을 보는 45~54세 연령층이 기록한 353달러보다 3분의 1 가량 적었다.
연방 노동부의 통계 자료에서는 밀레니얼 세대는 65세 이상의 미국인 시니어층보다 30달러 적게 그로서리를 사는 것으로 드러났다. 65세 이상 시니어는 밀레니얼 세대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장보기가 적은 연령층인데도 격차가 컸다.
그렇다고 젊은이들이 인스턴트 식품만 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대신 소비 패턴에 특징이 있었는데 이들은 하루 삼시세끼가 아니라 하루에 평균 1.77회만 식사를 하는 것으로 별도의 조사에서 드러났다.
특히 이런 식사도 식당에서 사 먹거나, 주문 후 투고로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에 따라 한 달에 마켓에 가는 횟수는 평균 4회로 매우 적었다. 예상대로 쿠폰을 사용은 등한시하면서,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은 다른 연령층보다 더 즐기는 결과가 나왔다.
전통적인 그로서리 스토어들은 이런 특이점을 가진 무려 7,900만명의 밀레니얼 세대를 잡기 위해 변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편의점 내에 그로서리와 식당이 합쳐진 신개념의 ‘그로서런트’(groceraunts)를 두고 젊은이들을 유도하고 있다.
■소득 계층
고뱅킹레이츠가 조사한 결과, 연소득 2만4,000달러 미만인 소비자는 월 평균 271달러를 그로서리 구입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당연히 소득이 많아질수록 식료품 구입비도 덩달아 커졌다.
연소득 7만5,000달러까지 매 2만5,000달러 구간 마다 식료품 구입비는 매 9%씩 증가했다. 연소득이 10만~14만9,000달러인 경우는 2만4,000달러 미만인 경우보다 36% 더 많이 소비해 월 평균 369달러를 지출했다.
여기에 15만달러 이상 연소득을 올리는 소비자는 월 평균 450달러로 최하위층보다 66% 그로서리 지출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상위 소득계층의 소득에서 차지하는 그로서리 소비 비중은 3.6%에 불과한 반면, 최하위 소득계층은 13.55%로 어쩔 수 없는 격차를 보였다.
이밖에 고소득층은 놀랍지 않게도 다양한 식료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나 값비싼 올개닉 신선식품이나 조리된 요리, 고급 식자재 등을 풍성하게 즐겼다. 반면 저소득층은 빠듯한 살림살이에 맞춘 적은 예산으로 저렴한 품목 위주로 근근이 꾸려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차이
식도락을 즐기는 지역답게 남부는 지역별 조사에서 가장 많이 그로서리 지출을 하는 곳으로 나타났다. 남부지역의 월 평균 식료품 지출 규모는 308달러로 여기에는 많은 패스트푸드 판매도 포함됐다.
그 뒤를 이어 중부지역이 많았는데 월 평균 305달러를 기록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남부와 중서부지역의 식료품 가격은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했고 질병통제본부(CDC)에 따르면 이들 지역의 주민 비만율은 가장 높은 축에 속해 갖가지 해석을 가능케 했다.
북동부 지역은 식료품 지출로 290달러를 사용해 가장 적은 지역으로 조사됐고 서부는 297달러를 기록했다. 반대로 북동부와 서부는 비만율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꼽혔는데 식료품 가격은 중서부에 비해 최소 17% 이상 비싼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