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봉급 회사가 못 주면 대학이 대신 준다
무급 인턴십 형편 안되는 학생 지원 나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경험 쌓을 기회 주고
여름 생계비 보장… 항공료·숙비까지 제공도
봉급 줄 형편 안되는 비영리 기관들“대환영”
실직한 이혼녀 엄마와 사는 시라 아이젠버그는 “타인의 친절에 의존해” 살아가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런 아이젠버그도 시카고 대학에 입학했을 때 취업 인터뷰 대비법 세미나 참석 등 몇 가지 단계를 이수하면 유급 인턴직을 보장받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깜짝 놀랐다. 만약 회사가 인턴 봉급을 안 주고 다른 지원이 가능하지 않으면 대학이 인턴 봉급을 지불할 것이라고 했다.
“무급이라면 난 인턴을 할 형편이 못 된다”고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신경과학을 부전공으로 하는 아이젠버그는 말했다.
지난해 한 시니어 센터에서 노인에게 테크놀로지를 가르치고 있는 엘리자베스 푸란. 그녀는 페이스 대학에서 보조금을 받아 이 센터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경쟁이 점점 치열해져 가는 요즘의 취업시장에선 인턴십은 필수 경력이 되어가고 있다. 2017년 전국 대학 및 고용주협회 서베이에 의하면 인턴들의 절반은 인턴으로 근무하는 회사로부터 취업 제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비영리 기관, 공공 서비스, 소셜 서비스, 예술 분야 등의 직업을 생각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유급 인턴의 기회는 극히 드물다. 고용주들이 봉급을 줄 여유가 없는 경우가 흔하고 수많은 학생들은 무급으로 일할 처지가 못 된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대학들이 나서고 있다. 사회 변화와 혁신의 사명을 가진 기관에서의 인턴십을 지원하기 위해 대학 기금과 자선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생계비 걱정 없이 자신의 열정을 추구할 수 있게 되고, 때로는 미래에 골드먼삭스 취업을 계획하는 학생들에게도 그전에 좋은 일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우린 학생들이 인턴십을 신청할 때 유급이기 때문에 그 분야를 택하고 무급이어서 포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시카고 대학의 메레데스 도우 전문직 향상부처 담당자는 말했다.
시카고의 제프 메트칼프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한 인턴 취업은 매년 2,000건에 달한다. 보통 고용주는 시간당 11달러 혹은 그 지역 최저임금을 지급하는데 고용하려는 기관이 임금 지급의 여유가 없을 경우(약 40% 정도 된다), 대학이 10주 4,000 달러의 기금을 제공한다.
지난해부터 아이젠버그 같은 저소득층 학생들인 이 대학의 ‘오디세이 스칼라스’는 첫 학년 여름부터 유급 인턴십을 보장받고 있다. 도우에 의하면 그때가 인턴십을 구하는데 필요한 부모들의 인맥 같은 사회적 자산을 가진 동료 학생들에 비해 이들의 조건이 너무 불리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지난 여름 232명의 학생들이 이 혜택을 받았다.
아이젠버그는 애틀랜타의 질병통제 예방센터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그곳 도서관의 학습모델 머신을 개발했다. 학교에서 제공한 그랜트로 항공요금과 여름 숙소 및 부대비용을 충당할 수 있었다.
지난해 페이스 대학이 게시한 인턴직은 4,000건이 넘었다. 그러나 40% 가량은 무급이었다. 대학은 비영리 분야의 상당수 인턴직 봉급을 지원했다.
“우린 이 학생들을 전향시키려는 게 아니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제2, 제3의 분야에 대해 그들의 눈이 뜨여지기를 바란다”고 페이스대학 윌슨센터의 레베카 테큘라 사무국장은 말했다. 이 센터는 학생들과 뉴욕 시 및 인근에 위치한 비영리재단을 연결해주고 있다.
엘리자베스 푸란은 지난해 시니어 플래닛 탐험센터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노인들에게 자립적이며 유기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인터넷과 디지털 사진 등 테크놀로지를 가르치기 위해 마련된 커뮤니티 센터다. 이민 1세대 대학생들과 일하는 비영리기관 라티노 유 칼리지 억세스도 3년째 페이스 대학 인턴을 받고 있다.
윌슨 인턴십 프로그램 학생들은 시간당 16달러 혹은 8주 4,480달러를 받는다. 약 120명 학생들이 2009년 이후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지원된 총 기금은 50만 달러에 달한다.
매칼레스터 칼리지도 트랜스젠더 차별 투쟁 등의 사명을 갖고 일하는 비영리기관의 인턴십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50명의 인턴이 참여했다.
앰허스트 대학은 금년 여름 지난해 보다 40%가 증가한 100만 달러를 배정, 229명 학생들이 비영리 기관이나 신생회사에서 무급 인턴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 기금은 동창들의 기부와 저소득층 대학생을 돕는 잭 켄트 쿡 재단에서 받은 것이다.
동창들이 돕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지난 5년 동안 콜게이트 유니버시티의 동창들과 학부모들은 4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매년 200여명의 학생들이 비영리 기관이나 창조예술, 리서치 분야에서 무급 혹은 저임금 인턴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자금원이다. 지난해엔 이들 인턴을 돕는데 66만6,000달러를 지원했다.
“우리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재정 장벽에 제한받지 말고 그들의 관심 분야에 대한 경험을 쌓도록 돕는 것”이라고 마이클 사이올라 콜게이트 대학 취업관련 담당자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