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ESTA) 입국은 시민권자와 결혼 신분변경 불가능
지난 9월 이민법 규정 강화
혼인 계획 중이면 K-1 필요
1. 미국 시민권자 한인 남성과 혼인을 앞두고 있는 한국인 여성 K씨는 지난주 무비자(ESTA) 신분으로 LA국제공항(LAX)을 통해 입국하다 이민국의 까다로운 심사를 받았다. K씨는 "입국심사관이 미국에 혼인을 앞두고 있는 남성이 있는데 왜 무비자로 방문했느냐고 꼬치꼬치 따져 물었다"며 "결혼식까지 기간이 남아 잠깐 방문한 것이라 설명해도 잘 믿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2. 내년 초 LA에서 결혼을 앞두고 미국 시민권자인 예비 신랑을 만나기 위해 무비자 입국을 시도한 한국인 여성 J씨 역시 이민국의 까다로운 심사를 받았다. J씨는 "결혼을 앞둔 여성이 약혼자 비자(K-1)가 아닌 무비자로 입국한 점에 대해 강도높은 심사를 받은 것"이라며 "한국에서 K-1 비자가 진행 중이었고 며칠 뒤 돌아가는 항공권을 제시할 수 있어 입국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을 앞두고 무비자로 입국하는 예비 배우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민법 전문가들은 이 같이 강화된 입국심사는 지난 9월 변경된 이민법에 따른 것으로 시민권자와 혼인이 예정되어 있는 예비 배우자의 경우 합법적인 비자를 받아 입국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밝혔다.
이민법 전문 이경희 변호사는 "지난 9월 6일 변경된 이민법에 따라 무비자로 입국한 뒤 시민권자와 결혼해 영주권을 취득하기가 불가능해졌다"며 "방문 기간 중 미국 시민권자와 혼인을 계획 중일 경우 반드시 K-1 비자를 받아 입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K-1 비자의 경우 준비부터 발급까지 8개월 가량이 소요되기 때문에 기존 예비 배우자들의 경우 무비자 입국 뒤 혼인신고를 통해 영주권을 취득하는 편법을 사용했다"며 "하지만 강화된 이민법은 무비자 최대 체류기한인 90일을 넘긴 뒤 혼인신고를 해야 영주권 발급을 허락하기 때문에 사실상 무비자 입국 후 혼인신고를 하기가 불가능해 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이민법은 서류미비 등 합법적인 체류 신분이 없더라도 시민권자와의 결혼을 통한 영주권 취득은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민국은 무비자 입국자가 시민권자와의 혼인을 통해 영주권을 신청할 경우 최초 입국목적 자체를 거짓으로 숨겼다고 간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