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초청 이민 사실상 규제
비자심사 강화로, 승인건수 25% 급감
10년래 최저수준
‘연쇄가족이민’ 중단을 이민개혁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부터 이미 가족이민 규제를 시작해 가족이민비자 승인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이민당국이 승인한 가족이민비자 건수가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으며, 10년 만에 최저수준에 급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의 이민비자 승인결과를 분석한 로이터 통신은 가족이민비자 승인이 크게 감소한 것은 ‘연쇄 가족이민’ 중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비자 심사를 트게 강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 사람의 합법이민자가 직계가족을 시작으로 형제·자매에 이어 그 가족 구성원까지 초청하게 되는 ‘연쇄 가족이민’ 중단을 합법 이민개혁의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승인된 가족이민비자는 40만 6,000여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같은 기간의 53만건과 비교하면 25%가 급감한 것이다.
특히, 가족이민비자 승인 감소는 비직계가족 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 이민당국이 트럼프 행정부 초기부터 가족이민비자에 대한 강력한 규제 조치를 취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비직계가족’이라 할 수 있는 ‘형제·자매 부문’의 경우, 2017년 첫 9개월간 이민비자 승인건수가 무려 70%나 급격히 감소했고, 약혼자비자 승인도 같은 기간 35%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오바마 대통령 재임기간인 2016회계연도 4사분기에 승인된 비직계가족 이민비자 승인건수는 3만 3,292건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 재임기인 2017회계연도 3사분기에는 9,376건으로 떨어져 무려 72%가 감소했고, 가족이민비자 승인이 많았던 2014회계연도 1사분기의 8만 195건과 비교하며 90%에 가까운 급락세를 나타낸 것이다.
약혼자비자 승인도 급감했다. 2016회계연도 4사분기 1만 5,633건이 승인됐던 약혼자 비자가 2017회계연도 4사분기에는 6,052건으로 줄어 60%에 달하는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약혼자 비자 승인이 크게 감소한 것은 의무적인 인터뷰 규정을 새로 적용했기 때문으로, 이 역시 비자심사 문턱을 높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프랜시스 시스나 USCIS 국장은 “비자심사 기준이나 가족이민 정책이 달라진 것은 없으며. 직계가족 초청이민을 규제할 계획도 없다”며 “이민비자나 시민권 심사 승인율은 전체적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가족이민비자 승인이 큰 폭으로 감소한 이번 결과는 ‘연쇄 가족이민’중단을 궁극적인 이민개혁 최대 목표 중 하나로 정한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입법이나 규정개정 없이도 얼마든지 가족이민비자 승인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엄격한 비자심사와 함께 연쇄 가족이민 중단을 추진하고 있어 가족이민은 앞으로 더 큰 폭으로 감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