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캘리포니아에도 베벌리힐스 엄마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하버드 웨스트레이크 스쿨이있다. 남녀공학으로 7학년부터 12학년까지 있는 사립 데이스쿨(통학학교)이다.
이 학교는 매년 졸업생 25%가 아이비리그에 입학한다. 서부에 있으면서도 이렇게 아이비리그 진학률이 높은 이유는 풍부한 경험의 카운슬러가 있는 데다 철저하게 재학생 관리를 하기 때문이다. 설립 당시인 1900년 하버드대로부터 허락을 받아 하버드 스쿨이란 남학교로 출발했다. 웨스트레이크는 이로부터 4년 뒤인 1904년 설립한 여학교 이름이다. 이렇게 남녀 학교로 각각 운영되다 1991년 남녀공학으로 합쳐지면서 지금의 하버드 웨스트레이크라는 명칭을 갖게 됐다.
7~8학년, 그리고 고교 과정인 9~12학년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캠퍼스로 각각 분리돼 있다. 중학교 캠퍼스는 소규모 사립대 못지않은 규모를 갖추고 있다. 학년당(7학년은 220여 명) 한국계 학생이 적게는 9명에서 많게는 15명이나 있을 정도로 많다. 학생비자를 따로 발급하지 않기 때문에 모두 시민권이나 영주권 소지자들이다.
중학 과정을 마치면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이 꽤 있다. 부모의 경제적 여건도 있지만 높은 학업 수준을 못 따라가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8학년을 마치고 떠나는 학생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9학년에 75~85명 정도의 학생을 추가로 뽑는다.
고교 과정인 9~12학년엔 현재 총 879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교사와 직원 수는 학생의 4분의 1 수준인 220명이다. 교사 129명은 석사학위를, 그리고 29명은 박사학위 소지자다. 커리큘럼으로는 28개의 AP 과목이 준비돼 있다. 이중 AP 화학(AP Chemistry), AP물리(AP Physics) 성적 등은 미국 내에서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AP 5점 만점에 만점이 44%, 4점이 32%일 정도다.
그렇다면 SAT 평균 점수는 몇 점일까. 심층 독해(Critical Reading) 680점, 수학 691점, 작문 709점으로 평균 2080점(만점 2400점)이다. 아이비리그에 진학하는 학생 대부분 2300대의 점수를 받는다. 또 ACT 점수도 평균이 36점 만점에 31점 이상이다. 학력 수준이 동부 명문 학교에 견주어 손색이 없다. 학업 성적은 물론 스포츠에도 강점을 갖고 있다. 학생들은 시즌별로 27가지 종목을 경험할 수 있다. 또 개인 성향에 맞춰 87개의 팀에서 활동할 수 있다. 다양한 종목 중에서도 농구와 크로스컨트리, 여자 수구, 여자 육상은 전국 최고를 자랑한다. 재학 중 4명이 2012년 런던 올림픽에 미국 대표로 참가했을 정도다.
사립학교이다 보니 학비가 비싸다. 1년 학비가 3만1350달러이며 매년 추가로 3000달러 가량이 책값 및 점심값 등으로 더 들어간다.
하지만 1년에 600만 달러 이상의 기부금이 동문회를 통해 들어오는 만큼 장학금 혜택을 받는 학생도 적지 않다. 2012년도에는 800만 달러가 학비 보조로 책정돼 전체 학생의 18%가 장학금 혜택을 받았다. 학생 1인당으로 따지면 2만8000달러를 지원받은 셈이다.
비싼 학비에 걸맞게 학교측은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다. 일례로 초밥을 좋아하는 학생이 많아지자 점심식사로 일식 요리사가 직접 스시를 만들어 제공하기도 했다. 전통도 중요하지만 이처럼 시대 변화와 학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적절히 수용해 매년 거듭나고 있다.
올해 입학한 브랜든 조(조원희)군은 "수업이 굉장히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열성적인 선생님이 수업을 힘들어하는 학생에게 개별적으로 지도해 준다"고 말했다. 모든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설명이다.
▶입학 절차
동부 사립학교와 비슷하다. 9월에 지원서를 받은 후 원서는 다음해인 1월 중순까지 낸다. 현실적으로는 12월 초까지 원서를 제출해야 예정된 인터뷰 일정을 맞출 수 있다. 원서는 빨리 제출할수록 유리하다. 원서를 제출한 후 학교 측에서 인터뷰 날짜를 정해주는데 그만큼 인터뷰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늘기 때문이다. 7, 8학년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공인시험인 ISEE(Independent School Entrance Exam·에세이가 포함된 입학시험) 성적을 낸다. 늦으면 1월 초까지 치를 수도 있지만 가급적 12월에 보는 게 좋다.
▶인터뷰 팁
이 학교에 입학하고 싶은 이유를 잘 생각해 둬야 한다. 학생뿐 아니라 부모 인터뷰도 한다. 이때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이 "당신 자녀에 대해 말해 보라"는 것이다. 이 질문은 공식적으로 자녀 자랑을 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문화적인 차이, 즉 겸손함 때문에 아이 자랑을 덜해 미국 학생에 비해 불리할 수도 있다.